"지구촌에서 태어나 대한민국 경찰로 살다"


글쓴이 : 공경단사관학원 등록일 15-04-08 13:57     조회 1,114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얼마나 될까?


    지난 7월 2일 안전행정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90일 이상 머무르고

    있는 외국인, 결혼 등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 그리고 그들의 자녀의 수를

    합하면 그 수가 145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는 우리 전체인구의 2.8%이고,

    광주광역시(146만)의 인구와 비슷한 숫자입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올해 4월 1일 기준으로

    국내 다문화가정 학생 수가 5만 명(55,767명)을

    넘어섰다고 밝혔습니다. 다문화가정 학생의

    첫 조사가 이루어진 2006년 9,389명에서 7년 만에

    6배가량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런 추세라면 2020년에는 국내 청소년 20%가

    다문화 가정 출신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제 다문화는 대한민국의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지금 우리 이웃의 이야기입니다.
    그럼 대한민국에는 다문화 경찰관이 있을까요? 있다! 없다!


    정답은 '있다!'입니다.^^


    전국에 14명(1명 경찰학교 교육 중),

    서울에는 3명의 다문화 경찰관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나라별로는 중국 출신이 9명으로 가장 많고

    베트남 2명, 인도네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출신의

    다문화 경찰관들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지구촌에서 태어나 대한민국의 경찰로

    살아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합니다.

     

     

    안중근 의사의 정기가 서린

    하얼빈 출신 김 루 경장입니다

     

    [이하 사진 = 서울지방경찰청]

     

    서울에 근무하는 3명의 중국 출신 다문화 경찰관

    중에서 성북경찰서에 근무하는 김루 경장을 만났습니다.


     

    "안녕하세요! 성북경찰서에 귀화 경찰관이

    있다고 이야기 들었는데, 지금 계시나요?"
    "예, 제가 귀화한 경찰관인데요!"


     

    깜짝 놀랐습니다. 중국에서 귀화한 경찰관이라고

    해서 억양이 이상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김 경장은 완벽한 표준어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요즘 젊은 여성들이 쓰는 비음

    섞은 서울사투리(?)도 쓰고 있었습니다.


     

    한국어를 배운지 얼마나 됐냐고 물었더니,

    중국에 있을 때는 한국어를 전혀 몰랐고,

    2000년 한국에 와서 한국어학당을 통해서

    처음 한국어를 배웠다고 합니다.

     

     



    김루 경장은 중국 하얼빈에서 태어났습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한국계였던 김 경장은

    사업차 한국을 오가던 아버지와 함께 2000년 한국으로 이민을 왔습니다.

    하얼빈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김 경장은 한국에서의 모든 공부가 매우 재미있었다고 합니다.

    스무 살이 다 된 나이에 배운 한국어지만 하루 10시간 이상씩 공부했다고 합니다.


    어느 순간에는 꿈도 한국어로 꾸기 시작했다고 하더군요^^

    그 결과 서울대학교 체육교육학과에 당당히 합격하고 졸업할 수 있었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 국적을 취득한 김 경장은 평소

    경찰공무원이 되고 싶어 일반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중

    외사특채 공고를 보고 한국인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30:1의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경찰에 합격했습니다.

     

     

    김 경장에게 경찰로서 꿈을 물었습니다.

    아직 경찰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됐지만,

    새로 생기는 관광경찰에 대한 관심도 있고,

    나중에 중국 주재관으로 근무한다면 자신의 역량을

    더욱 발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당찬 포부도 밝혔습니다.


    아직 미혼이라는 김 경장은 한국인 남자친구와 열애 중입니다.

    한국이 좋아 한국에 와서 한국경찰이 되고, 한국 사람과

    결혼까지 하게 될 김 루 경장의 마지막 말입니다.


    "한국은 제게 많은 기회를 주었습니다.

    저는 이런 기회를 제가 평생 살면서 갚아야 할 빚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 일하겠습니다."


     

    서울에는 김루 경장 외에 구로경찰서와 금천경찰서 외사계에

    중국 출신의 신춘화 경사와 임영연 경장이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서울 구로구와 금천구는 서울에서 중국인

    근로자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금천경찰서 외사계 임영연 경장은

    "서울에 거주하는 결혼이주 여성들은 가정폭력을 당해도

    한국에 친척이나 가족이 없어 의지할 곳이 없는 경우가 많아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주여성들의

    인권을 위한 외사경찰이 되고 싶다고 합니다.


     

     

    구로경찰서에 근무하는 신춘화(45세) 경사는 최고참 다문화 경찰관입니다.

    95년 결혼한 이후 한국에 건너온 신 경사는 통역대학원을 졸업하고,

    여행사 가이드와 중국어 통역사로 근무를 하였고, 2007년 경찰관이 되었습니다.

    올해 7년째 외사계에서 근무하고 있는 신 경사는 고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로서

    관내 다문화 가정 청소년들의 선도 활동에 큰 관심이 있다고 했습니다.


     

    뉴스레터 팀은 중국 이외의 다양한 다문화 경찰관들을 만나기 위해 경기도

    안산에 다문화 특구치안 센터에 근무하는 라포마라 경장을 만나기로 했습니다.


     

    캄보디아에서 온 라포마라 경장

     

     

    경기도 안산에 가면 다문화 특별구역이 있습니다.

    이곳을 관할하는 지구대 이름도 안산단원경찰서 원곡다문화파출소입니다.

    이곳은 대한민국임에도 불구하고 거주하는 외국인이

    한국 사람들보다 2배가량 많은 곳이기도 합니다.

     


    다문화 음식거리 중앙에 위치한 다문화특구 치안센터에

    캄보디아에서 온 라포라마 경장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라포마라는 2003년 지금의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한국에 오게 됐습니다.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 출신인 라포마라는 2002 한일 월드컵을 잊지 못합니다.

    안정환 선수와 박지성 선수는 당시 캄보디아에서도 인기가 아주 많았다고 합니다.


    안정환 선수를 매우 좋아했던 당시 21살의 라포마라는

    '꼭 한국에 가서 안정환을 만나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합니다.


     

    당시 캄보디아 프놈펜의 라포마라 이웃에는 한국인 가정이 사업차 거주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붙임성이 좋은 라포마라는 그 가정과 친하게 지내기 시작했고 그 인연을

    계기로 지금의 한국의 남편을 만나게 됐다고 하네요.


     

    전라도 광주로 시집을 온 라포마라는 하루 8시간 이상 한국어 공부를 했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캄보디아어로 된 한국어 교재가 없어서 영어교재를 사용해 한국어를 공부하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어도 열심히 했다고 합니다.


     

    라포마라는 광주지역 다문화가정 지원센터에서 캄보디아 이주여성을 위한 통역

    자원봉사를 했으며 2009년에는 여성가족부에서 주관하는 다문화가정 수기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매사에 적극적이고 성실한 라포마라는 자원봉사했던 다문화지원센터의 소개로

    경찰관 시험에 응시할 수 있었고 캄보디아어 특채 경찰관으로 6대1의 경쟁률을 뚫고

    대한민국 경찰이 되었습니다. 경기도 안산단원 경찰서로 발령을 받은

    라포마라 경장 가족은 1년간 주말 부부를 하다 지난해 온 가족이 안산으로 이사했다고 합니다.

     

     

    라포마라 경장은 한국에 있는 캄보디아 커뮤니티에서는 유명인사입니다.

    안산역 휴대폰 가게에서 근무하는 캄보디아 출신 동료의 전화 연락을 받고

    그들을 만나러 갔습니다. 같은 민족이라는 이유로 반갑게 만나

    캄보디아 말로 인사를 하는 친구들. 이렇게 웃고 이야기하는

    것만으로 라포마라 경장은 이들의 든든한 보호자입니다.


    이들의 대화를 한없이 부럽게만 쳐다보던 건너편

    가게 외국인 근로자가 어눌한 한국말로 저희에게 묻습니다.


     

    "방글라데시 출신 한국경찰은 없나요?"


     

    이 말보다 다문화 경찰의 필요성을 더 잘

    설명하는 말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라포마라 경장에게 한국 이름이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제 이름의 '포마라'는 캄보디아 말로 '꿀벌'이라는 뜻과 '자유'라는 뜻이 있습니다.

    저는 제 이름이 매우 좋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경찰로서 꿀벌처럼

    열심히 일하면서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그런 사회를 위해 노력할 겁니다.

    누군가 제 이름을 불러 주면 저는 그때마다 이 생각을 하기 때문에

    한국에 좋은 이름도 있지만 전 지금의 제 이름으로 좋습니다."


    라포마라 경장의 아버지는 캄보디아 현직 육군 대령이고, 삼촌도 현직 경찰관이라고 합니다.
    캄보디아에서도 어렵게 사는 형편이 아니지만 라포마라 경장은

    또 다른 꿈과 희망을 찾아 대한민국에 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본인의 찾은 꿈과 희망을 여러 사람에게 나눠주면서 살고 싶다고 합니다.


     

    라포마라 경장을 포함한 다문화 지구대 경찰관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는

    안산이 외국인 범죄가 넘치는 것처럼 외부에 잘못 알려졌는데

    실제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합니다.
    "주말에 안산 다문화 거리로 놀러 오세요! 아시아 여러 나라의 음식도

    맛보고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외국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즐겨보세요."

     

    인도네시아에서 사랑하는 연인을 찾아온 주지강 경장

     

    다문화 경찰관은 전부 여자만 있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남자도 2명 있는데 그중에 인도네시아에서 온 주지강 경장을 소개합니다.

     

     

    경남 김해중부경찰서 외사계에 근무하는

    주지강 경장은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나 대학을 졸업하고

    사랑하는 연인을 찾아 혈혈단신 한국으로 왔다고 합니다.


    주 경장의 한국과의 인연은 이렇습니다.

    주 경장의 아내 박미향 씨가 1992년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인이 경영하는 회사에서 근무할 때의 일입니다.

    그곳에서 아르바이트 근무를 하던 주 경장은 지금의 아내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었고, 아내가 파견기간이 끝나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자 주 경장은 아내를 찾아 한국으로 오게 됐다고 합니다.

     

     

    주 경장의 한국에서의 첫 직장은 인도네시아 산업연수생 송출회사의 한국사무소입니다.

    그곳에서 5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인도네시아 출신 외국인들의

    고충을 알게 된 주 경장은 한국 국적을 취득한 후 지난 2008년

    외사경찰관으로 특채되어 경남경찰청에 발령을 받게 되었습니다.


    주 경장은 중국계 인도네시아인 이어서,

    한국어, 중국어, 인도네시아어, 영어가 능통한 경찰관입니다.

    주 경장이 근무하는 김해지역은 경남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근무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주 경장은 매년 2회에 걸쳐 경찰서 '주말 외국인 운전교실'을 운영합니다.


    매 기수 수백 명의 외국인 근로자들을

    모집해 원동기면허를 딸 수 있도록 교육을 합니다.


     

    그동안 400명이 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주 경장이 운영하는

     '주말 외국인 운전교실'을 통해 면허를 취득했다고 합니다.

    이전에는 한국의 면허 취득절차를 몰라 무면허로 운전했던 외국인 근로자들이

    운전면허를 취득하여 운전하게 됨으로써 김해 지역 외국인 범죄가 급격히 감소했다고 합니다.


     

    주 경장에 '주지강(周志强)'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사용하게 됐냐고 물었습니다.
    국적취득을 위해 인도네시아식 발음 주지강을 한국식 한자로 표기했고

    본적은 당시 살고 있던 수원으로 정했다고 합니다. 주 경장의 말이 본인이

    '수원 주씨'의 시조며 현재 수원 주씨는 본인을 포함 자녀 3명으로 전국에 단

    4명밖에 없는 성씨로 보존과 보급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성씨라고 합니다.^^

     

     

     

    100여 년 전 미국 하와이 사탕수수밭의 노동자로 이민 간 수많은 한국인

    노동자들은 매달 받는 10달러 내외의 적은 월급을 쪼개 대한민국 독립운동자금으로

    보내기도 했고, 50년 전 독일에 광부와 간호사로 파견됐던 대한민국의 젊은이들도

    고국의 부모와 형제를 위해 눈물로 일했던 수많은 사연들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이제는 우리가 '다문화'라는 이름으로 우리 곁에 온 그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베풀며 살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전국에 14명밖에 없는 그래서 어쩌면 대한민국 경찰이라는

    조직에 쉽게 드러나지 않는 다문화 경찰관 그들의 수고와 노력

    그리고 앞으로의 활동에 격려와 관심 박수를 보냅니다.
    민중의 지팡이를 넘어 대한민국에서 사는

    다문화가정의 믿음직한 지팡이가 되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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